공포 영화를 싫어하는 저도 결국 보게 만든 영화가 있습니다. 2016년 개봉한 나홍진 감독의 곡성입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밤, 빗소리를 멍하니 듣다 갑자기 이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아마 곡성에 비 내리는 장면이 워낙 많아서였겠죠. 단순한 공포 이상의 무언가를 남기는 영화, 곡성을 다시 꺼내봤습니다.공포영화가 싫은 저를 극장으로 끌어낸 이유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공포 영화를 그다지 즐기지 않습니다. 보고 나서 밤에 잠을 못 자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곡성은 흥행 성적과 입소문이 워낙 대단해서 결국 큰 마음을 먹고 봤습니다. 2016년 개봉 당시 국내 관객 수는 약 688만 명을 기록하며 그해 한국 영화 흥행 상위권에 올랐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제가 직접 봤을 때 느낀 건..
코스피 8,000 시대를 살면서 문득 IMF가 떠오르는 날이 있습니다. 매일 아침 주가를 확인하다가 예전에 팔아버린 주식 생각에 마음이 쓸쓸해질 때, 저는 왜인지 1997년 그 겨울이 머릿속에 겹쳐집니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그 기억을 다시 선명하게 불러오는 작품입니다.IMF 외환위기, 숫자로 보면 더 무섭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를 다시 보면서 당시 수치들을 하나씩 짚어보니, 그게 단순한 경제 사건이 아니라 나라 전체가 벼랑 끝에 몰렸던 실제 이야기라는 게 새삼 소름 돋았습니다.1997년 당시 대한민국의 외환보유고(Foreign Exchange Reserves)는 90억 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여기서 외환보유고란 국가가 대외 채무 상환과 수입 결제를 위해 보유하는 달..
액션 영화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도 그런 편이었는데, 코로나로 집에 갇혀 있던 그 시절 넷플릭스에서 카터를 보고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정확히는 "이게 영화가 맞나?" 싶어서 정신을 못 차렸다는 표현이 더 맞겠습니다. 2022년 공개된 정병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카터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이지만, 한 가지만큼은 확실히 인정받는 영화입니다.목욕탕에서 시작된 혼돈, 이 액션 연출이 대체 뭔가요카터의 첫 장면부터 뭔가 다르다는 걸 직감하셨을 겁니다. 저는 처음 보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억을 잃은 채 목욕탕에서 눈을 뜬 남자, 온갖 무기가 쏟아지는 그 공간에서 시작되는 오프닝은 관객에게 숨 돌릴 틈을 전혀 주지 않았습니다.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해야 ..
느와르 영화에서 건달이 멋있어 보인다면, 그건 영화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뜨거운 피'는 그 거짓말을 하지 않으려 했다는 점에서 저는 꽤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정우 배우가 느와르라니,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직접 보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습니다.정우가 건달이 된다는 것착하게 생기고 어딘가 까불거릴 것 같은 이미지가 정우 배우에게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캐스팅 소식을 접했을 때 '이게 될까?' 하는 의구심이 솔직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봤는데, 이 의심은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습니다.정우가 연기한 희수는 소위 말하는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 즉 인물이 이야기를 통해 변화해가는 궤적이 선명한 인물입니다. 나이 마흔에 쌓아둔 것 하나 없이 조직 밑에서 굴러온..
솔직히 저는 한국 영화로 수학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올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과 출신으로 수학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 보니, 수학 영화 하면 늘 헐리우드 작품만 떠올렸거든요. 그래서 개봉 소식을 접했을 때 반가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과연 우리 정서로 수학이라는 소재를 어떻게 풀어낼까 싶었습니다.탈북자 수학자와 수포자의 만남, 그 배경영화의 구조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명문 기숙 고등학교에 전국 상위 1% 학생들이 모여 있고, 그 안에서 학원도 과외도 없이 학교 수업만으로 버텨온 한지우는 수학 성적이 240명 중 238등, 사실상 꼴찌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담임 교사는 이미 "전학을 고려해보라"는 말을 꺼낼 정도입니다.여기서 핵심 구도가 만들어집니다. 경비원으로 일하는 이학성은 탈북자 ..
솔직히 포스터를 처음 봤을 때부터 이상하게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60대 여성 킬러라는 설정 하나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끌렸는데, 이혜영이라는 배우가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개봉 전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근데 막상 보고 나서는 솔직히 조금 속상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겠지만, 이 배우들을 데리고 좀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싶었거든요.이혜영의 조각, 기대 이상이었던 원작 캐스팅파과는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원작 소설은 출간 당시부터 독자층 사이에서 화제가 됐는데, 주인공 조각이라는 캐릭터의 내면 묘사가 특히 강렬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원작 IP(지식재산권)란 출판,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 가능한 원본 콘텐츠 자산을 말하는데, 파과는 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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