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는데, 검표 직원이 없더라고요. 자율 입장에 좌석 확인도 셀프였습니다. 텅 빈 객석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 감정은 영화가 시작되는 순간 깨끗하게 날아갔습니다. 유튜브에서 먼저 들었던 노래가 스크린 속에서 흘러나오자마자, 저도 모르게 따라 부를 뻔했습니다. 《와일드 씽》은 그렇게 시작되는 영화입니다.없던 그룹이 진짜처럼 느껴지는 레트로 감성《와일드 씽》이 개봉 전부터 남달랐던 건 뮤직비디오 선공개 전략 때문이었습니다. 극 중 아이돌 그룹 트라이앵글의 노래를 영화 개봉 전에 먼저 유통시켜, 관객이 극장에 들어오기 전부터 그 곡에 익숙해지도록 만든 방식입니다. 이걸 업계 용어로 프리릴리즈 마케팅(Pre-release Marketing)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친한 친구들과 저녁 자리에서 누군가가 "우리 다 같이 핸드폰 올려놓자"고 했던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 말이 나오자마자 왠지 모르게 가슴이 서늘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 완벽한 타인은 그 서늘함을 115분 내내 스크린 위에 펼쳐놓는 작품입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지인들이 하나같이 혼자 보라고 신신당부하기에 일부러 시간을 내 혼자 봤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자리를 못 뜰 정도였습니다.기네스 기록을 가진 리메이크 원작의 배경완벽한 타인은 2018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입니다.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이탈리아 영화 퍼펙트 스트레인저(Perfect Strangers)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입니다. 퍼펙트 스트레인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리메이크된 영화로 기네스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
매일 아침 출근 도장 찍고, 시키는 일 하고, 눈치 보다 퇴근하는 삶. 저도 한동안 그 쳇바퀴 안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본 영화 한 편이 묘하게 머리에 남았습니다. 제목은 '회사원'. 처음엔 오피스 코미디쯤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전혀 아니었습니다.평범한 직장인의 외피를 두른 청부살인 조직영화 '회사원'은 2012년 10월에 개봉한 한국 액션 느와르(noir) 장르 작품입니다. 느와르란 어두운 분위기와 도덕적 모호함을 특징으로 하는 범죄 장르를 뜻하는데, 쉽게 말해 선과 악의 경계가 흐릿한 세계를 그린 영화입니다. 임상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주연은 소지섭과 이미연이 맡았습니다.이 영화의 설정이 꽤 독특합니다. 17층짜리 건물 안에 위치한 회사는 겉으로는 제조업체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살인 청부..
솔직히 저는 이 영화가 존재하는지도 몰랐습니다. 느와르 영화란 범죄, 폭력, 음울한 분위기를 특징으로 하는 장르로, 국내외 주요 작품을 거의 다 섭렵하고 나서야 이 영화를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처음엔 주인공 비주얼부터 "이게 무슨 느와르야?" 싶었는데, 다 보고 나서 생각이 좀 달라졌습니다.느와르를 다 보고 나서야 만난 영화저는 한때 느와르 장르에 꽤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장르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필수로 꼽히는 작품들은 물론이고, 국내 독립영화까지 뒤지다 보니 어느 순간 "이제 볼 게 없네" 하는 포화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킬링타임용으로 건드린 게 바로 이 작품이었습니다.독립영화(Independent Film)란 대형 배급사나 제작사의 자본 없이 소규모 예산으로 만들어지는 영화를 의미합니다. ..
솔직히 저는 속편이 이 정도로 버거울 줄 몰랐습니다. 2001년 영화 친구로 느와르 장르에 입문한 사람으로서, 12년 만에 나온다는 소식에 전날 밤부터 설렘을 감추기가 어려웠습니다. 그 기대감이 컸던 만큼, 스크린 앞에서 느낀 감정이 복잡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속편의 저주, 전작의 그늘은 생각보다 깊었습니다개봉날 가장 이른 조조 상영을 잡아 혼자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콜라와 팝콘, 오징어버터구이까지 챙겨 들고 자리에 앉았을 때만 해도 기분이 꽤 좋았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무언가 허전한 감각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속편의 저주란 전작이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긴 탓에, 후속작이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관객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전작이 만들어 놓은 벽이 너..
조폭 영화를 보고 우정을 생각한 적 있으십니까? 저는 중학생 때 부모님 몰래 친구들과 모여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단순히 싸움이 멋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는 당시 한국 영화 역대 최고 관객수 기록을 갈아치우며 흥행에 성공했지만, 진짜 무게는 숫자가 아니라 스크린 안에 있었습니다.1976년 부산, 그 시대가 만든 캐릭터들영화 친구는 특정 세대의 감성을 기록한 영화입니다. 1970~8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하여, 당시 한국 사회의 계층 구조와 교육 환경이 인물들의 운명을 어떻게 갈랐는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버지가 건달이라는 이유 하나로 선생님에게 공개적으로 차별받는 준석의 장면은, 제가 처음 봤을 때도 지금 다시 봐도 불편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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