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 영화를 보기 시작할 때만 해도 그냥 가볍게 웃으려고 틀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고 나서 화면에 뜨는 추모 자막을 보는 순간, 예상치 못하게 울컥했습니다. 김수미 배우가 소천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분이라면,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실 겁니다. 유작이라는 무게, 영화 외적 맥락부터 짚어야 하는 이유저는 어릴 때부터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보면서 김수미 배우를 좋아했습니다. 그 이후 전국노래자랑, 헬머니 같은 작품들을 보면서도 나이가 들수록 더 깊어지는 배우라는 느낌을 받았고,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한동안 믿어지지 않았습니다.귀신경찰은 그녀가 남긴 마지막 두 편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유작이란 고인이 생전에 완성해 둔 마지막 창작..
주식으로 돈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이 판에서 진짜 큰돈 버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걸까?" 저도 2020년 주식 열풍 때 삼성전자를 샀다가 결국 손절하고 나온 경험이 있습니다. 그 아쉬움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이 영화를 보다 보니, 주인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평범한 신입 브로커가 검은 판에 발을 들이기까지영화 돈은 2019년에 개봉한 한국 금융 범죄 스릴러입니다. 박누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주인공 조일현은 증권사 신입 브로커로, 그가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고객의 주문을 받아 체결시키고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 전부입니다.여기서 브로커(Broker)란 투자자와 시장 사이에서 매매 주문을 대신 집행해주는 중개인을 의미합니다. 직접 ..
어제 '거룩한 계보'를 보고 여운이 가시질 않아서 비슷한 결을 가진 영화를 찾다가 '좋은 친구들'을 다시 꺼내 봤습니다. 개봉 당시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인데, 지금 다시 보면 배우들이 너무 달라 보입니다. 이게 같은 영화인가 싶을 만큼요.담백한 시나리오가 만들어 낸 리얼리티'좋은 친구들'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이런 의문이 드실 수 있습니다. 국내 느와르 영화라는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저도 처음엔 그 점이 낯설었습니다.이 영화는 자극적인 폭력 묘사를 의도적으로 걷어냈습니다. 다른 느와르 영화들, 예를 들어 '신세계'나 '친구'는 미장센(mise-en-scène), 그러니까 화면 안에 배치된 시각적 요소들을 통해 남자들의 거칠고 위압적인 세계를 구성합니다. 폭행과 살인 장면이 강렬하게 묘사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