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개봉한 이 영화를 지금까지 다섯 번 이상 봤습니다. 볼 때마다 더 깊이 빠져든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맹인 검객이라는 설정 하나가 이렇게까지 강렬한 서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시대적 배경 — 1592년 조선, 신분제가 전쟁보다 먼저였다임진왜란(1592)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삼으면서도, 이 영화가 실제로 조준하는 건 전쟁이 아닙니다. 연좌제(緣坐制)와 서얼 차별이라는 신분 질서, 그리고 그 안에서 짓눌린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연좌제란 한 사람의 죄가 그 가족과 친족에게까지 함께 적용되는 조선 시대의 형벌 제도로, 정여립 사건 이후 수천 명이 이 제도의 희생양이 되었다고 전해집니다.제가 전주에 여행을 갔다가 '정여립로'라는 도로명을 보고 멈춰 선..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이준익 감독 이름만 보고 무조건 명작일 거라 확신했습니다. 거기에 박정민, 김고은이라는 두 배우까지 캐스팅됐다는 걸 알고 나서는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졌죠. 아는형님에서 박정민 배우가 서장훈과 짜증 연기 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그 길로 바로 넷플릭스를 뒤져 변산을 찾아 틀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습니다.이준익 감독과 변산, 그 기대의 무게이준익 감독은 황산벌, 왕의 남자, 동주, 박열 등 장르를 넘나드는 필모그래피(filmography)로 한국 영화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감독입니다. 필모그래피란 한 감독이나 배우가 참여한 작품 전체 목록을 의미하는 용어로, 이준익 감독의 경우 역사극부터 인간 드라마까지 폭넓은 스펙트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