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처음에 이진욱 배우 때문에 골랐습니다. 몇 년째 제 기준 잘생긴 배우 1위가 바뀐 적이 없는데, 그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 하나로 재생 버튼을 눌렀죠. 2014년 개봉작 '표적'은 의문의 살인 사건에 휘말린 두 남자와 썩은 권력자의 대립을 그린 한국형 액션 스릴러입니다. 막상 보고 나니 이진욱 배우 말고도 건질 게 훨씬 많았습니다.배경: 프랑스 원작과 한국식 재해석'표적'은 2010년 프랑스 영화 '포인트 블랭크(Point Blank)'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입니다. 여기서 리메이크(Remake)란 기존 작품의 줄거리와 설정을 가져와 다른 나라나 시대에 맞게 새롭게 제작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원작의 뼈대는 그대로 두되, 한국 정서에 맞게 가족 서사를 훨씬 두껍게 쌓아 올린 것이 이..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한국 영화에서 이런 소재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을 못 했습니다.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이거 헐리우드 거 아니야?"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을 정도였으니까요. 출연진 면면을 확인하고 나서는 고민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밤에 치킨 한 마리 시켜 놓고 봤는데, 끝까지 보고 나서 드는 생각은 기대와 현실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영화라는 것이었습니다.출연진만으로도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간 영화일반적으로 앙상블 캐스팅(Ensemble Casting)이 많으면 오히려 각 캐릭터가 희석된다고들 합니다. 여기서 앙상블 캐스팅이란 주연급 배우 여러 명이 동등한 비중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구성을 말합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영화는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진선규, 공명, 김지석, 윤경호, 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김영광, 이선빈 두 배우가 함께한다는 소식에 가볍게 틀어놓았는데, 액션 퀄리티가 생각보다 훨씬 탄탄해서 잠깐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물론 코미디 완성도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왓챠피디아 2.5점, IMDB 6.5점이라는 수치가 그 온도 차를 그대로 보여줍니다.코미디 장르로 확장하는 김영광, 이선빈의 케미어느 순간부터 김영광 배우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한 가지 패턴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리숙하고 순수한 캐릭터, 상황을 파악 못 하고 혼자만 진지한 인물. 이 영화에서 그가 연기한 우수한이라는 흥신소 사장이 딱 그 결입니다. 월세도 제때 못 내면서 수표라고 둘러대고, 돈 봉투 보는 순간 눈이 돌아가는 그 찰나의 표정은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도 피식 하게 만들었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런 영화가 있는 줄 전혀 몰랐습니다. 한국영화라면 꽤 많이 챙겨봤다고 자부했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이 2017년 개봉작 하나를 툭 던져줬고, 그게 영화 '하루'였습니다. 타임루프라는 익숙한 소재를 복수와 속죄라는 한국적 정서에 묶어낸 미스터리 스릴러로, 가볍게 틀었다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못 뜬 영화입니다.타임루프, 이미 아는 소재인데 왜 새로웠나타임루프(Time Loop)라는 장치는 영화 팬이라면 한 번쯤 접해봤을 소재입니다. 여기서 타임루프란 특정 시간대가 무한히 반복되면서 주인공만이 그 사실을 인지하는 서사 구조를 말합니다. 할리우드에서도 수십 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설정이라, 솔직히 처음 줄거리를 접했을 때는 "또 이 구조인가"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그런데 '하루'는 방..
나홍진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황해, 러닝타임이 무려 140분이 넘습니다. 저는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개그콘서트의 '황해' 코너를 먼저 알았습니다. 조선족 말투를 따라 하던 그 개그 코너가 워낙 재밌어서, 오히려 영화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보게 됐는데, 예전에 구로 쪽에서 일하면서 옆 동네 대림동을 자주 지나쳤던 기억이 떠오르며 생각보다 훨씬 깊이 빠져들었습니다.줄거리 — 한 사람을 죽이기 위한 대륙 횡단황해의 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중국 연변의 택시 기사 구남이 빚을 갚기 위해 브로커 면정학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으로 밀입국, 타깃 한 명을 제거하러 서울로 향하는 것이 시작입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누군가 이미 먼저 손을 써버렸고, 구남은 계획과 전..
집에서 매일 틀고 자던 가습기가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걸, 그 당시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영화 '공기살인'은 실제로 일어났던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바탕으로 한 작품입니다. 10여 년 전 뉴스에서 얼핏 접했던 사건인데, 지금 제 방 한켠에도 가습기가 돌아가고 있는 걸 보면서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가습기 살균제가 어떻게 사람을 죽였나영화는 수영장에서 갑자기 쓰러진 아이 민우의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아버지 태우가 직접 아들의 수술을 집도하면서 발견한 건 완전히 굳어버린 폐였습니다. 여기서 폐 섬유화(Pulmonary Fibrosis)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쉽게 말해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더 이상 정상적인 호흡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단순한 폐렴과는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