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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봉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있습니다. 저는 그 숫자가 발표되기도 전에 이미 극장에서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개봉날 아침 조조로 직접 보고 나서 든 첫 생각은 단 하나였습니다. "이 조합, 진짜 제대로 터졌다."

     

    개봉날 아침, 조조로 달려간 이유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부터 심상치 않다고 느꼈습니다. 황정민과 강동원이라는 두 배우의 조합이 어떤 그림을 만들어낼지, 솔직히 개봉 전부터 머릿속에서 계속 그려보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황정민 배우는 오래전부터 좋아하던 배우였고, 강동원 배우 역시 이전 필모그래피를 통해 충분히 신뢰가 쌓인 상태였습니다.

    결국 다른 일정을 다 뒤로 미루고 개봉날 아침에 혼자 극장을 찾았습니다. 팝콘에 음료까지 챙겨 들고 들어간 그 조조 상영관, 지금도 기억이 선명합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조조 관람은 오히려 집중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습니다. 주변이 조용하고 관객도 적어서 영화 자체에만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영화의 장르는 범죄 오락 영화, 쉽게 말해 코믹 누아르(Comic Noir)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코믹 누아르란 범죄나 부패한 권력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무거운 분위기 대신 오락적 재미와 유머를 전면에 내세우는 장르를 의미합니다. 요즘 나오는 검찰·법조 소재 영화들이 대부분 묵직하고 잔혹한 톤으로 흘러가는 것과 비교하면, 검사외전은 확실히 결이 다른 선택을 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은 것도 그런 방향성의 결과라고 봅니다. 관람 등급 심의는 영상물등급위원회(KMRB)가 담당하는데, 15세 이상은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상당 부분 절제된 수위임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도 마음이 불편한 장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출처: 영상물등급위원회).

     

    황정민·강동원 캐미, 그리고 서사 구조 분석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두 배우 사이의 앙상블(Ensemble)이었습니다. 여기서 앙상블이란 연기에서 두 명 이상의 배우가 서로의 호흡을 맞추며 만들어내는 총체적인 조화를 뜻합니다. 단순히 두 배우가 잘 연기하는 것과, 두 배우가 함께 있을 때 시너지를 내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검사외전에서 황정민과 강동원은 후자를 보여줬습니다.

    영화의 서사는 캐릭터 아크(Character Arc) 구조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캐릭터 아크란 주인공이 이야기를 거치면서 내면적으로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황정민이 연기하는 변호사 출신 검사 캐릭터가 누명을 쓰고 수감되면서 강동원의 캐릭터를 만나 변화하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권력의 누명, 철새도래지 개발 비리, 정관계 유착이라는 소재들을 다루면서도 영화가 너무 무겁게 가라앉지 않는 건 각본의 호흡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험상 이런 소재를 다루는 영화는 둘 중 하나입니다. 메시지에 집착하다 오락성을 잃거나, 오락에 집중하다 내용이 텅 비거나. 검사외전은 그 사이 어딘가에서 균형을 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검사외전에서 눈여겨볼 핵심 요소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황정민·강동원의 앙상블: 두 배우의 캐릭터 대비가 뚜렷하면서도 서로 보완되는 구조
    • 코믹 누아르 톤: 무겁지 않게 사회적 문제를 다루는 장르적 선택
    • 캐릭터 아크 설계: 주인공의 변화가 설득력 있게 그려진 서사 구조
    • 15세 관람가 등급: 넓은 관객층을 포용하는 수위 조절

    한국 영화산업진흥위원회(KOFIC)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개봉 당시 검사외전은 최종 970만 명에 육박하는 누적 관객을 기록하며 그해 흥행 상위권에 안착했습니다(출처: 영화진흥위원회). 개봉 5일 만에 300만 돌파라는 수치가 단순히 마케팅의 힘만은 아니었다는 걸, 직접 영화관에서 보고 나서 확신하게 됐습니다.

     

    10년이 지나도 꺼내 보게 되는 이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개봉 당시 재미있게 봤던 영화가 10년이 지난 지금도 심심할 때마다 다시 꺼내 보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저는 이 영화를 지금까지 여러 번 반복해서 봤습니다. 다시 볼수록 처음엔 그냥 지나쳤던 디테일들이 눈에 들어오는 영화입니다.

    다만 솔직하게 아쉬운 점도 없지 않습니다. 제 경험상 이 배우진에 이 소재라면 조금 더 날카롭게 갈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정도 배우들의 연기력 대비 각본의 일부 장면은 살짝 유치하다 싶은 순간이 있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장점이기도 한 가벼운 톤이 동시에 단점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1초도 지루하지 않았다는 건 사실입니다. 러닝타임 내내 집중력이 끊기지 않는 영화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그 점에서 검사외전은 분명히 할 일을 다 한 영화입니다.

    개봉한 지 10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지금 처음 보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권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황정민과 강동원의 조합으로 언젠가 속편이 나온다면 정말 좋겠다는 바람도 여전합니다. 아직 보지 않으셨다면 주말 저녁에 편하게 꺼내 보시기 딱 좋은 영화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dXgLtOULvu4